오늘은 섬이 아니다.


TABE(Test for Adult Basic Education) CLAS-E 시험 진행 및 채점을 위한 트레이닝을 받으러갔다. 회사는 이제야 비로소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듯하다. 불확실성은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못하는 듯하다. 미래에 집착하는 혼술남녀들에게도, 시험보다 과제를 선호하는 대학생들에게도, 내일 일은 모르는 내게도 그리고 네게도. 

자기소개를 했다. 짧게. 최대한 짧게. 는다 소개도. 살면서 얼마나 많은 자기소개를 해왔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차례가 돌때면 늘 떨린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자기소개를 하게 될까. 얼마나 내 소개는 달라질까.

모처럼 출근도 안하고 학생이 된 기분을 만끽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의 과거와 현재를 만났다. 미래에 만나게 될 지는 모르지만, 만남이 늘 그렇듯 기약만 남긴다. 

만끽이 넘치는 하루인 마당에 끽연을 택했다. 끽해야 물담배지만. 테셐키ㄹ 에데ㄹㅁ (teşekkür ederim). 구글에서 찾은 터키어 감사인사 한마디에 주인 아주머니 얼굴에 함박웃음이 번진다. 12월 3일에는 Intercultural Awareness Training이 있다. 풍성한 겨울이 될 것 같다.

집으로 가는길에 고양이를 만났다. 잠깐 같이 사진도 찍고 쓰다듬어도 주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집에 가는 길은 다시 나 혼자였다. 뒤돌아보니 고양이도 혼자였다. 

나는 나만 이방인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은 넓디 넓어 서부나 남부로 부터 동부로 건너온 사람들은 나 만큼이나 스스로를 이방인으로 규정하는 듯 하다. 섬처럼 부유하던 우리는 서로의 고독을 발견하고 기뻐한다. 낙엽들이 선처럼 누워 섬들을 이어준다.

고양이도, 나도, 보스턴이 낯선 서부의 멜라니도, 남부의 케이틀린도.

오늘은 그 누구도 섬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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